집에서 버스를 타고 나가면 언덕에 빼곡히 판자집이 들어선 동네가 있었다 일제시대때 들어선 창 녀 촌 이었다. 워낙 동네가 소문이 안 좋다 못 견뎌서 죽은 여자가 많다는 동네이다 그래도 그 당시에 지어진 모습이 가까이서 보면 보기 싫은데 멀리서 보면 뭐랄까 오묘한 기분이 드는 일단 연두색들의 지붕으로 거의 통일 되다 싶이 만들어진 그 작은 크기의 집들이 모인 동네 근데 기분 탓인지 모르나 그 동네는 바닥이 축축하고 습하고 무거운 기분이 드는 동네다 나만 느끼는게 아니라 같이 간 사람들도 늘 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 동네 유명한 보리밥 집이 있는데 거기 주인장 할매도 여기는 사람들이 마이 죽어서 한때문에 동네가 이리 된거라고 자기도 매일 무릎이 시린다며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리고 동네를 지나다가 이따금씩 기분 나쁜 단음의 휘파람 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나만 들은게 아니라 같이온 사람들도 듣는다 가끔 사진을 몇장 찍다보면 그 동네 주민들이 ‘여긴 사진 찍으면 안돼 사연이 있어서’ 어릴때 죽은 처녀귀신들이 많아서 자기 예쁘게 나올까 사람들 사진에 끼어든다는 것이다 찍다보면 한장씩 이상한게 찍히긴 하지만 이걸로 심령사진이다 라고 할만 한건 없다 하지만 그날 일정이 끝나고 다들 잠을 자고 깼을때 비슷한 차림의 여자가 지나가는 혹은 나를 보고 웃는 꿈을 다들 꾼 것이다 지금은 대대적인 주거환경 보수 사업으로 그 지역이 싹 밀렸다 만약이라도 정말 원혼이 있었던 거라면 이름모를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