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오뎅탕 한 그릇과 잎새주..... 장기간의 출장에 숙소 근처의 작고 아담한 술집을 홀로 찾았다. 소주 한 병에 약간 취기가 도는데, 낡은 스피커에서 이선희의 'J에게' 란 노래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노래는 이선희의 목소리가 아닌 알지 못하는 무명가수이다. 이선희 만큼 당당하지는 않다. 낡은 스피커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허스키한 목소리가 한 참이나 무명으로 지내 온듯 다소 애절하기 그지없다. 여하간.. 이 노래는 귀에 익었으나, 기분에 맞춰 흥얼 거리는게 고작이였다. 그건 이선희가 부르는 카랑카랑하고도 간혹 간들어지는 목소리가 맑기도 하거니와 워낙에 유명한 곡이라 내 의사와 다르게 삼십년이 넘도록 들려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취기 때문인지 장기간의 출장에 그리움이 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독 허스키한 보이스가 들려주는 'J에게'는 가사 하나 하나 귀에 쏙쏙 들어오더니, 이내 가슴에 비수를 꼽는다.. ...... 누구나 한 번쯤은 노래의 가사처럼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리워 했겠지... 지금도 사랑하고 있겠지... 추억하고 있겠지...... 음... 글을 쓰는 중간에 다른 노래가 흘러나온다. ...... 집중이 흐뜨려지기는 했지만, 이 역시 조으네.. ㅎ 기분 탓인지 브르스풍에 마음이 끌려.. 애써 사장님에게 가수를 물어봤다. 강어달림 이란다.. 기다림, 설레임.. 사랑도 이럴까? J에게를 듣고 그리움에 빠진 난 채 십분도 되지않아 또 다른 사랑에 빠져버렸나보다. 설렘은 항상 신선함을 선사했지만, 순간 뿐일 때가 많았다. 누룽지처럼 사랑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누룽지는 그릇이 깨져버리니 온데 건데 없던데... 하지만, 강어달림의 기다림 설레임은 신선한 끌림이였지만, 이선희의 J에게는 눌러붙은 누룽지처럼 마음 저 아래 자리하나보다. 난, 누구의 J였을까...... 그리고 나의 J는 누구였을까...... |